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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 속 발의 외침… “제 신세한탄 좀 들어 보실래요?”

작성자명관리자
조회수1726
등록일2011-12-09 오전 11:03:21
(헤럴드경제) 나는 발입니다. 몸의 가장 아랫부분에 있어 평소에도 푸대접 받기 일쑤지만 요즘 같은 겨울엔 울고만 싶네요. 바로 롱부츠 때문이지요. 제 신세한탄 좀 들어 보실래요? <**1>
 
▶냄새 난다고 세상구경도 안 시켜줘 일단 주인이 저를 롱부츠 안으로 구겨넣으면 저는 동굴 같은 그곳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땀만 비 오듯 흘린답니다. 그리고 얄미운 세균과의 외로운 사투를 벌이죠. 땀으로 범벅돼 각질이 불어난 제 피부는 그 녀석들의 ‘밥’이거든요. 공기도 햇빛도 없는 곳에서 제 세상을 만난 세균들은 각질 만찬을 즐기면서 묘한 냄새가 나는 화학물질까지 내보냅니다.
 
이게 바로 ‘발 냄새’지요. ‘발 냄새 잡는 하마’인 얇은 면양말 하나 신어주면 좋으련만, 각선미에 목숨 거는 우리 주인은 심지어 스타킹도 없이 저를 부츠 안으로 구겨 넣네요. 그러고도 냄새나서 창피하다며 종일 세상 구경도 안 시켜준답니다.
 
제가 무슨 죄가 있다고요.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 주인은 예쁜 얼굴과는 다르게 ‘무좀’이 있답니다. 무좀균이 강적인 건 다들 아시죠. 요즘은 발바닥에서 티눈이란 녀석까지 새로 자라나 골치를 썩입니다. 티눈은 걸을 때마다 아프기도 하지만 이 녀석도 무좀 못지않게 냄새가 굉장하거든요.
 
게다가 무좀, 티눈 이 녀석들이 어디 보통 질겨야 말이죠. 이 녀석들을 잡으려면 전문의에게 내 보이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 주인은 창피하다고 병원엔 통 갈 생각을 안 하네요.
 
▶종아리 혈관도 “못 살겠다” 폭탄선언 어디 그뿐인가요. 피가 안 통해 제 얼굴은 허옇게 변해 가고, 종아리 정맥혈관은 결국 ‘못 살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뒤 피부 위로 돌출을 감행했습니다(하지정맥류). 봄이 돼 미니스커트를 입게 되면 숨길 수도 없는 이 사태를 우리 주인이 파악하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 걱정입니다.
 
그땐 저를 탓해도 이미 늦은 상황인 거죠. 그나저나 전 요새 못생겨지고 있어서 고민이에요. 평소에도 하이힐을 즐겨 신는 우리 주인 때문에 엄지발가락이 설 자리를 일고 자꾸 밖으로 휘는 게 고민이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엄지발가락 아래 뭉툭한 뼈인 중족골이 튀어나오기 시작했거든요. 이걸 ‘무지외반증’이라고 한다는데, 심해지면 주인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병원에 가야 하는 것뿐 아니라 일종의 발 성형수술도 받아야 해서 저도 답답합니다. 지금 느끼는 통증은 그때 되서 흘리는 눈물에 비하면 약과일 텐데 말이죠.
 
▶제발 ‘냄새 잡는 하마’ 면양말이라도 <**2> 이런 문제는 사실 간단한 실천으로도 막을 수 있어 더 안타까워요. 지금 주인이 저를 ‘가둬 놓고’ 있는 부츠는 다소 값이 싼 합성피혁인데 신축성과 통기성이 모두 떨어져서 저에겐 감옥도 이런 감옥이 없거든요.
 
잘 늘어나고 공기도 쑥쑥 잘 들어오는 천연가죽이나 스웨이드, 흡습성이 좋은 천을 저는 더 선호한답니다. 티눈이나 발 변형을 방지하려면 굽은 3~5cm, 불쌍한 엄지발가락을 위해 앞코는 둥근 것으로 골라주세요.
 
아까 냄새 잡는 하마, 면양말 말씀드린 것 기억나시죠? 양말 신으려면 부츠 사이즈를 하나 정도 더 넉넉한 것으로 구입하세요. 폭탄선언 하고 피부 위로 튀어나오는 종아리 혈관 잠재우려면 발목이나 종아리 사이즈도 1~2인치 넉넉한 것으로 주문하시고요.
 
우리 주인처럼 ‘귀찮다’고 저를 종일 부츠 안에 가둬놓으시면 정말 슬플 거예요. 사무실에선 편안한 슬리퍼로 갈아 신고 저도 바깥 공기 좀 마시게 해주세요. 매일 밤 지친 저를 깨끗하게 닦아준 뒤 보습제를 발라주시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답니다.
 
마사지에 족욕은요? 어휴, 상상만 해도 절로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네요. 그리고 저도 매일같이 땀에 절어 있는 부츠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거든요. 부츠 하나 사서 알뜰하게 매일 신지 마시고 잘 말려서 3~4일에 한 번만 신어 주세요.
 
참, 무좀이나 티눈이 생기면 꼭 의사를 찾아 치료를 받으세요. 이 녀석들은 한번 생기면 없애는 데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수건 등을 나눠 쓰는 가족들에게도 쉬이 옮겨가거든요. 크리스마스 선물도 아닌데 말이죠.
 
(도움말 : 김재영 혜민병원 족부 클리닉 과장(현재 디앤에프병원 원장), 노성욱 돈암 고운세상피부과 원장)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2010-04-02 14:56